저자는 정들었던 신혼집을 떠나 새집으로 이사 갔지만 철거가 되기 전까지 방치된 채 폐허가 되어가는 낡은 집이 안쓰럽기만 하다. 15년 동안 살았던 낡은 집은 사랑과 추억과 애증이 가득한 공간이다. 낡은 집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저자가 어린 시절에 가보았던 친구네 판잣집, 재개발 지역에 있던 어느 목욕탕 터는 아련하고 애틋하다.
이 책은 ‘아무렇지도 않고 비범하지도 않은 집 이야기 그리고 사색’이라는 부제처럼,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집에 관한 사색을 담고 있다. 9편의 에세이는 과거의 집을 회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낡은 집을 찾는 것은 곧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는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봤을 법한 집에 관한 이야기를 담담하고 읽기 쉬운 문체로 담은 이 일상 에세이는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Date. 2022-09-30
이재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으나 잊고 있던 집의 인격에 관한 사색, 낡은 집과 행복하게 헤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냈다.